독일에서 생긴 일, 2019 +/독일생활

[독일구직] 독일에서의 첫 면접

겔비 2019. 7. 15. 01:14

면접보러가기 전 카페테라스에서 면접연습(?) 중.

지원 메일을 보낸지 2-3주 정도 흘렀을까

그동안 거절메일과 읽씹의 과정들로 한참 좌절을 하고 있을 때

빛줄기 같은 메일 한통을 받았다.

'너의 서류가 마음에 드는데 다음주에 면접보러 올래?'

 

세상에나 내가 요근래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진짜 너무 두근거리고

고작 이런 메일 한통 받을 것 뿐인데, 한국에서 합격 연락 받았을 때보다 몇배는 더 기뻤다.

 

근데 이 기쁨도 잠시.. 면접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직 나의 독일어는 면접보기에 한참 부족한 실력이고, 그렇다고 영어도? 엄청 유창하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잘 얘기할 수 있을까..

 

그동안 지원하느라 바빠서 면접에 대한 대비를 거의 못했던게 아쉬웠지만

지금부터라도 해야지.. 독일 면접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후기 열심히 찾아보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회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회사에 대해 파악하고 내 작업물 설명 연습하고

이건 뭐 거의 면접준비가 아니라 독일어 말하기 시험 준비아닌가..

 

근데 한가지 참 의아했던건,

내가 지원했던 회사중에 가장 나한테 연락 안할것 같은 회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회사 포트폴리오를 보니 나의 작업물과 매우 거리가 있는 굉장히 럭셔리한 프로젝트들이었는데,

여긴 나와 좀 스타일은 안맞지만 그래도 좋은 클라이언트와 좋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을 했었는데 이 회사에서 연락온 건 지금까지도 좀 신기하긴 하다.

 

어쨌든 면접 당일이 되었고,

이 회사는 뒤셀도르프에 위치해있어서 쾰른에서 좀 일찍 출발해 근처 카페에서 마지막 독일어 말하기(?)연습을 하고 회사로 들어갔다.

 

회사 규모는 굉장히 작았고,

대표가 2명인데 그 대표 2명과 면접을 보았다.

들어가서 내 소개하고 왜 독일에 왔는지, 왜 쾰른에 왔는지, 언제왔는지, 이런것들 간단히 물어보고 내 작품 설명을 했다.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었다고 나는 생각했고,

독일어랑 영어랑 두 언어 같이 얘기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웃으면서 오케이해서

독일어로 얘기하다가 막히면 영어로 얘기하고 그렇게 진행을 하였다.

 

프로젝트 설명이 끝난 후에

이것저것 서로 질문을 했는데,

대표들은 내 작품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고

예를들어, 이 프로젝트에서 너가 뭘했냐, 이런 표현은 어떻게 한거냐,

특히 내가 혼자 다 맡아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좀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리고 내 포트폴리오에서는 완성 사진들이 많다보니 도면이 평면위주로만 들어갔는데, 디테일도면이 표현 안되어있는이유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나도 궁금한 것들 질문하고, 지금 현재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느냐.. 등등

 

그러고 나서 회사 구경을 시켜주었다.

회사 구경이라고 할게 없이 앞공간은 회의및쇼룸, 뒷공간이 사무실이었는데

책상이 단 3개.. 대표2명이 하나씩 쓰고, 직원한명을 구하는 것이었다.

내가 직원이 몇명이냐고 물어보니, 거의 프락티쿰으로 학생들이 왔다갔다 하는식이라고 했다.

 

그리고 본인들 작업중인 프로젝트들 좀 보여주고, 주로 디테일도면들 위주로 작업중이었다. (그래서 그 질문을 했었구나 싶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본인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보여줬는데,

이 회사 프로젝트들이 평범한 공간이 아닌 특수한 공간 위주 인테리어 프로젝트들이 많다보니 그만큼 재료도 굉장히 특수한 재료들을 많이 사용했다. 내가 처음 본 신기한 재료들이 대부분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또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다. 더군다나 직원이 한명이라면..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면접을 보고 나와서 집에오는길에 무사히 면접을 잘 치뤘다고 나 혼자 스스로 뿌듯해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면접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조금 아쉽긴 하더라.

그래도 면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회사에 고맙기도 하고, 독일 회사 면접은 이런 분위기 이구나 처음으로 느끼게 된 계기도 되었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