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생긴 일, 2019/독일생활

[독일생활] 비자변경 실패? 해결방법은?

ellgelb 2019. 7. 27. 00:38

독일에서 정신없는 2주를 보냈다.

 

나는 2018년 7월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았고,

이 비자는 2019년 7월 19일에 만료가 되었다.

비자 만료 후에는 나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기 때문에 만료가 되기 전 암트에 비자변경신청을 하러 갔다.

 

내가 변경하고 하는 비자는 '구직비자'이고,

정식명칭은 Aufenthaltserlaubnis zur Arbeitplatzsuche für qualifizierte Fachkräfte 이다.

 

워홀비자 중에 취업이 되었더라면 참 얼마나 좋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취업을 못했기 때문에, 위의 비자로 변경을 하기로 했다.

(어학비자로도 1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목적이 학교가 아닌 구직이었기 때문이다)

 

구직비자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독일학교를 졸업한 사람독일 외의 나라에서 졸업한 사람

 

독일 내 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졸업 이후에 18개월의 구직비자를 받을 수 있고

독일 외 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독일에서 인정이 되는 학교의 졸업학위를 증명하면 6개월의 구직비자를 받을 수 있다.

나의 학교가 독일에서 인정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알아보려면 Anabin이라는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나의 학교의 등급이 H+등급이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등급 알아보는 사이트 : https://anabin.kmk.org/

 

anabin: Anabin - Informationssystem zur Anerkennung ausländischer Bildungsabschlüsse

Die Datenbank stellt Informationen zur Bewertung ausländischer Bildungsnachweise bereit und unterstützt Behörden, Arbeitgeber und Privatpersonen, eine ausländische Qualifikation in das deutsche Bildungssystem einzustufen .

anabin.kmk.org

나는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했고, 위의 사이트에서 확인해보니 H+등급이었고,

블로그를 찾아보면서 기타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암트를 방문하였다.

 

독일의 관공서는 케바케, 어떤 꼬투리를 잡을지 모른다라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긴장은 됐으나,

'완벽하게 서류를 준비했으니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나에겐 항상 예상대로 흘러가는 법은 없다..

독일의 베암터들은 항상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말로 거절을 하곤한다.

 

"당신의 지금 비자(워홀비자)에서 구직비자로 바로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왜...요?"

 

"법이 그러하다. 나도 도와주고 싶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어요.

방법이 있다면 하루정도 독일을 떠났다가 오면 가능하다. 당신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독일 밖으로 하루만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관광비자가 새로 생기고, 그러면 구직비자를 신청할 수 있어요. 여권에 스탬프가 필요해요."

 

"????"

 

독일 내 커뮤니티에 워홀비자에서 어학비자로 변경한 사례들은 종종 보여서,

나도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구직비자로 변경은 불가능하단다. 나와같은 사례가 없는지, 물어봐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열심히 비자변경관련 자료를 찾아보던 중, 어떤 블로그에서(사노이 님의 블로그로 기억한다) 비자변경에 관련된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하게도 참고할 수 있었다.

 

열심히 찾아봤으나, 법에도 워홀비자가 제대로 어떤 조항에 들어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다.

그래서 그 파일을 출력하고, 궁금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그 다음날 또 암트를 찾아갔다.

 

"내가 이 법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봤는데, 한번 검토 부탁해주세요"

 

베암터도 내가 법 자료를 내미니 조금 당황한 듯, 이 자료를 가지고 열심히 동료들과 법에 대해서 회의를 하더니 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상사한테 물어봤는데, 나갔다 와야해요. 여기 이 조항있지? 이게 당신한테 해당되는 것이고, 그리고 당신은 한국인이라 하루만 독일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관광비자로 다시 있을 수 있어요. 그 때 다시 신청하러 오세요"

 

"그럼 거주지 압멜둥을 해야합니까?"

 

"아니, 내 상사가 안해도 된다고 했으니, 안해도 돼요"

 

"그럼 내가 독일로 입국할 때 문제 생길 것 없나요?"

 

"전혀 없습니다"

 

일주일 동안 세번의 암트를 방문해서 받은 답변이다. 법이 그러하다니 어쩌겠는가.

위의 대화는 짤막하게 필요한 부분만 적긴 했지만, 그때 베암터는 정말 열심히 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한국과 독일의 비자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구글 검색도 해주고, 다른 상사한테 전화하면서까지 열심히 찾아서 얘기를 해주니, 이 부족한 나의 독일어 실력으로 어떻게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알겠다고 하고, 집에 돌아와 바로 티켓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 날 런던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