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생긴 일, 2019/여행

[런던여행] 쾰른에서 플릭스버스타고 런던가기. 그리고 런던입국심사

ellgelb 2019. 7. 28. 02:02

버스를 타고가던 중 들른 브뤼셀 시내

암트를 다녀온 후,

당장 다음날 독일을 떠나야했기에 부랴부랴 런던행 티켓을 알아보았다.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서 계획이고 뭐고 하나도 세운 것이 없었고,

그리고 예상에 없었던 지출이 나가게 되서 최대한 저렴한 것을 찾고 있었지만

당장 다음날 떠나는 여정에 티켓값은 점점 오르고 있었다.

 

비행기, 기차, 버스를 다 알아보던 중

플릭스버스가 30유로!! 라는 것을 보고 당장 결제.

이동시간이 11시간이라는 무시무시한 시간이었지만

플릭스버스를 자주 애용하는 나로서 

런던을 버스로 간다는 호기심에 재밌는 경험이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결제를 하였고,

그렇게 나는 왕복교통비와 내가 묵을 동안 있을 게스트하우스만 달랑 예약을 한 뒤,

독일을 떠났다.

 

쾰른에서 플릭스버스를 타는 곳은 중앙역이 아닌 쾰른/본 공항이다.

우리집에서 공항까지는 s반 타고 10분정도 가까운 거리였지만

나는 초행길이기도 하고 좀 여유있게 1시간 정도 전에 집에서 나왔다.

다행히 플릭스버스 티켓에는 약도도 나와있고, 요즘은 뭐 구글지도에 너무 잘 나와있으니

무리없이 일찍 잘 도착해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2층버스에 기사님은 여자분이었는데, 굉장히 친절하신 분이었고,

나는 티켓을 구매할 때 좌석도 같이 예약했는데(추가요금 3유로) 운이 좋게도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아서

더 편하게 갔던 것 같다.

 

브뤼셀을 거쳐 런던까지 가는 여정이었고,

중간중간 휴게소도 세 번정도 들러가며 가는터라 그렇게 힘들게 가지 않았던 것 같다.

가는 동안 자다, 먹다, 런던계획 짜다 그러면서 가느라 11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다.

 

11시간 중에 2-3시간 정도는 출국심사, 입국심사하는데 시간이 할애되었고,

그 악명 높다던 영국입국심사도 지난달부터 바뀐 자동출입국심사로 인해

간단한 질문만 몇가지 하고 무리없이 지나갔다.

 

"런던에 무슨 이유로 왔어?"

"여행하러 왔어."

"몇일 여행해?

"4일"

"돌아갈 때 뭐타고 가?, 티켓있으면 보여줘"

"유로스타타고 가고 티켓은 여기"

"오! 퍼펙트해. 런던은 처음이야?"

"응 처음이야."

"오 그럼 즐거운 여행해 안녕!"

 

그러면서 여권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닌가.. 잉?? 나는 여권에 스탬프가 필요한데??

 

"스탬프는 안찍어줘?"

"응 너는 코리안이고, 코리안은 6개월동안 영국을 자유롭게 있을 수 있고, 스탬프는 안찍어줘"

"음.. 나 스탬프가 필요한데"

"놉! 나는 스탬프를 가지고 있지만 너한테는 찍어줄 수 없어. 너는 그냥 자유롭게 6개월동안 여행가능해.

근데 너는 4일동안만 있을 거잖아. 스탬프 필요없어 안녕!"

"????????"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였다..

다른사람들은 런던입국심사 때 이런저런 이유로 까다롭게 군다고 한 후기들을 너무 많이 봐왔지만

(심지어 내 친동생은 런던으로 신혼여행 갔었는데, 입국심사 때 여권사진이랑 얼굴 다르다면서

조사받았던 기억이...)

오히려 내가 스탬프 찍어달라고 계속 서서 요구한 경우는 아마 거의 없는 경우이지 않을까

 

'원래 영국갈 때 쉥겐에서 비쉥겐으로 가면 여권에 도장 찍어주는 거 아닌가?'

'암트에서 여권에 스탬프 받아오라고 했는데.. 물론 전산상에는 내가 출입국하는 기록이 남아있겠지만

베암터들이 그걸 알 수 있을까?'

'그럼 나 런던 왜 온거지?'...

 

온갖 생각을 하며, 허무하게 입국심사장을 빠져나왔다.

'뭐 올 때 찍어주겠지. 어쩌겠어 난 이미 런던을 오게된걸 ㅎㅎ 그냥 여행이나 잘 하고 가자'

 

그렇게 나의 당황스러운 입국심사는 무사히 끝났고, 얼마전 런던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동출입국심사가 시작되면서 이제 한국인은 영국갈 때 도장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

학생비자, 취업비자 등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 영국비자를 받은 경우에만 도장을 찍어준다고 한다.

 

버스에 다시 올라타서 도버해협을 지날 때는 이 버스가 들어갈 정도의 큰 트레인에 들어가

트레인으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블로그에서 찾아봤을 땐 어떤 사람은 페리를 타고 이동한다고 했는데 그것 버스 노선마다 다른 것 같다)

 

도버해협을 지나는 트레인 안에 들어와있는 플릭스버스

 

한 30분간 도버해협을 지나더니 플릭스버스는 영국땅을 달리기 시작했다.

약 2시간정도를 더 달려서 드디어 런던도착! 플릭스버스는 런던 빅토리아 역에 정차한다.

 

오전 10시에 쾰른에서 출발해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런던에 도착을 한 긴 여정이었다.

이렇게 하루를 플릭스버스 안에서 보내고

무사히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와 체크인을 한 뒤

런던에 왔으니 시원한 영국 에일 한잔을 마시고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내일의 계획은 내일 세워보지뭐